Today & Yesterdays. | Posted by niu 2008/08/12 22:41

꿈꾸는 것의 두려움.

나는 운명론을 믿지 않는다.

미래가 미리 정해져 있다면...

노력하지 않아도 자신에게 올것은 오는 것이라고...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이건 자기에게 오지 않는 것이라고 정해져 있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얘기들이다.


하지만 이런 나를 흔드는 것은 바로 데자뷰.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한다.
무의식중에 했던 일을 다시 하거나,
가본적 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가보는것으로 느끼는거라고...

솔직히 나도 처음에는 긴가 민가했는데
어느땐가 부쩍 꿈을 자주 꾼 적이 있었다.
허무맹랑한 꿈들도 있었지만 그냥 일상의 소소한 일들에 대한 꿈도 있었다.

여기에서 소소한 일들에 대한 꿈이 문제가 되는거다.
처음 가보는 곳을 가본것 처럼 느끼는 것이 아니다.

일례로 작년의 이야기.
화창한 봄날의 어느날엔가 어딘지 모르는 길을 걷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던 꿈을 꾸었다.
그리고 그러려니 하고 잊고 지내던 어느날...
면접에서 떨어지고 방학 시작하자 마자 영어 공부한답시고 서울로 상경했다.
한달이 지났을 무렵...
자주 걸어다니던 종로의 어느 길거리에서 몇 개월 전에 걸었던 길이 여기라고 느꼇다.
알게되었다 정도가 아닌, 말 그대로 느꼇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그 장소, 그 시간이라는 것. 실제로 거기에는 오픈한지 얼마 안되는 가게도 있었다.
더더욱 놀라운건 그렇게 느끼기 직전에
꿈에서 전화하던 그 친구에게 전화를 해볼까 생각중이었다는 거다!!
뭐...꿈대로 행동하기 싫어서 전화 안해버렸지만...

두번째로 최근의 이야기...
마찬가지로 몇개월전에 꾼 꿈이다.
직장을 잡기도 전. 지금 일하고 있는 곳에 면접 보러 오기도 전에 꾼 꿈이다.
그때도 어느 알수 없는 복도에서 커피를 손에 들고 걸어가는 그냥 평범한 꿈이었다.
그리고 어제.
커피 하나를 마시면서 어디론가 가고 있는데 문득 그때의 그 꿈이라는 것을 느꼇다.

뭐 1년에 한번이냐라는 식의 말일수도 있지만...
그냥 지금 자세하게 생각 나는 일들일 뿐이다.
위 두 이야기의 공통점은 꿈을 꾼 시점이 정확하게는 아니지만 언제쯤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라는 것.
꿈을 꾼 시점과 데자뷰라는 것을 느낄때의 시점 사이에는 시간의 갭 만이 아니라
나의 인생이 바뀔수 있는 전환점들이 있었다 라는것.
작년에 면접에 붙었다라면...종로에 갈일이 없었을 거라는 점등을 가지고 보면
이건 절대 내 기억속에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거다.
이런건 그냥 데자뷰가 아니라 예지몽이라고 불러야 하나?

어쨋든...
몇년 전부터 운명론이라는게 맞을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이 상황들은...
약간 두렵기도 하다.
아니, 많이 두렵다.
미리 계획 되어져 있는 틀 속에서
누군가의 구경거리처럼 되어 버리는 이러한 일들을 겪는다는 것은...

요즘 잠을 잘 못자게 되니 꿈도 안 꾸게 된다.
푹 자고 싶지만...또 다시 저런 꿈을 꾸게 될까 두렵다.
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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